강아지풀, 꽃귀신
장마가 길어지면서 강아지풀만 무성하다 #
강아지 풀 (Green Bristlegrass)
벼과에 속하는 1년생 잡초. 흉년이 들었을 때 굶주림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황식물로 알려져 있음
옥탑에 살다보면 옥탑의 강한 태양와 오랜 장마에 화분의 원래식물들은 대부분 죽고
주인없는 빈 화분마다 강아지풀이 무성하게 살아남는다 ㅡ
옥탑인인 나는 결국 강아지풀을 반려식물로 선택해야만 했다 ^^
그 뒤 화분은 늘 방치되어 있고 - 해마다 여름이면 강아지풀이 늘 방문한다.
꽃은 조화꽃이다ㅡ
술 마신 뒷 날 방안에 저 조화꽃이 한 가득 ? 왠 꽃 ?
증언에 의하면 동네 가게앞에 버려진 개업축하화환에서
- 와 이쁘다 와 이쁘다 이런걸 버리다니 - 와 이쁘다 - 이럼서 잔뜩 뽑아왔단다 ^^;
뒤늦게 후회막심 - 처치곤란이었는데 이렇게 둘이 잘 어울릴줄이야~♪
우리 주인아줌마는 이 장면 목격하더니 막 웃었다
- 화분엔 잡초만 키우더니 - 이젠 조화꽃까지 꽂아놨어 하하ㅏ하하하
- 그림쟁이들이란 하하하ㅏ핳 -하하ㅏ하하ㅏㅏ하
- 동네 사람들 여기 좀 바바 - 하하하ㅏ하하
(아줌마 왜 이러세요? 목소리좀 낮추세요 ^^;)
몇일째 내내 비가 오니 세상이 온통 젖어있고 조화꽃도 듬뿍 - 젖어있다 -
꽃잎에 이슬이 맺혀있고 어찌나 생기발랄한지 정령이 깃들어 있는 것 같다
생화같다 - 꽃귀신을 보는 기분이다
쓰고 보니 이상하네 꽃귀신? -
꽃요정이라 하면 좀 나을라나 -
똑같은 의미인듯한데 귀신이랑 요정은 참 느낌이 달라
이 글은 so_gong님의 2013년 07월 17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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