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한뼘 옥탑작업실에 살면서
그나마 옥탑마당 내다보며 한숨 돌리다가
(물론 이 풍경에 늘 감사하고 있지만-)
3년만에 휴가를 다녀왔어
이세상이 옥탑마당뿐만은 아니어서 다행 다행^^
막상 짐가방 들고 옥탑아래로 내려가니
동네 버스 정류장도 다르게 보이는거 있지 ^^;
여행 전날 두근두근해서 세번이나 어둠속에 눈을 떴다는 거 -
남들은 해외여행도 예사로 다녀오던데
처음 수학여행 가는 어린애도 아니고말이지 ^^;
휴식지는 속초바닷가와 설악산
전생에 그곳 사람이었던것처럼
속초만 가면 변두리 흙길을 걷기만해도 기분이 좋아
어디로 가도 바다로 연결되고 어디로 가도 산으로 연결된달까 ^^
10월의 바닷가는 사람이 없어서 텅 비었고 파도는 예상보다 더 쓸쓸하더라
감성 여린 소녀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무시무시 우락부락하게 생긴 쏘나이나
배불뚝이 할배들도 바다앞에 서서
입으로야 동료들과 농을 하고 떠들고 있는 주제에
시선을 멀리 수평선에 두고 뭔가 바보같은 표정이 되는 뭐 그런 풍경-
애써 먹거리 찾아 헤매지 않고 - 관광명소 찾아다닐 것 없이
바다를 보며 - 오징어 말리는 바닷가를 도보하며
머리속을 식히는데 이만한 때가 없구나 - 느꼈어
2박 3일 내내 날씨도 좋아서
많이 걷고 -잘 자고 -잘 먹고 -
참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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