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같이 날씨가 좋은날엔 낚시하러 갔던일이 생각난다 ㅡ
태어나서 처음으로 간 낚시 ㅡ
줄 던지자마자 입질이 와서 배운대로 줄을 당기니 낚시줄에 큰 거북이가 매달려 올라왔었지 ㅡ
어찌나 큰지 옆에 있던 친구들이 다들 놀라서 난리난리였었어 #
거북이는 어찌됐냐구?
근처 횟집에서 큰돈줄테니 팔라고 했는데 - 기어코 집에 들고 갔어 식구들한테 자랑할라고
거북이를 넣어둘데가 없어 임시로 집에 있는 스텐레스 들통에 넣어뒀는데
거북이가 어찌나 힘이 센티 들통을 넘어트리고 밖으로 나오고
얼굴도 무지 무지무지무지 무지 ---------- 무섭게 생겼어
아무래도 보통 거북이 아니라고 잡았던 강에 (소양강이었음) 풀어주자고 엄마가 제안했다
한밤중 - 12시가 넘은 시간에 세 여자가 밤길을 걸어 강가로 갔다 (엄마 동생 나)
거북이는 크고 무겁고 사나워서 들통속에서 끊임없이 덜그덕거렸다
드디어 강가에 도착하여 우리는 들통을 물가에 두고 옆으로 눕혀 뚜껑을 열어주었다.
(무서워서 손으로 꺼낼수가 없었다)
거북은 느릿 느릿 거북이 걸음걸이로 걸어가더니
물에 닿자마자 손살같이 물속으로 사라졌어
우리는 꽤 오래 동안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었어
거북이 은혜를 갚으러 돌아올 지 모른다는 엄마의 기대를 꺽기가 쉽지 않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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