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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박자만화공방_후일담

밀짚모자와 고창 메밀밭 도보여행 기록

지난 한달 동안은 내가 나에게 주는 휴식기간이었다.

나에게 휴가란 어딘가 여행지를 가는것에 포함하여
작업대에 올라가지 않는 것, 컴을 켜지 않는 것
그림에 관련된 일체의 생각도 행위도 하지 않는 것이다.

중간중간에 주말알바와 만화페스티발 전시준비등으로
서울에 돌아왔다가 다시 다음 스케줄에 따라 떠나곤 해야 했지만
정말 잊지못할 아름답고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다.

아래 사진은 휴가중 가장 인상깊었던 고창지방 도보여행중에 찍은 것
전라도는 이번이 세번째인데 그곳에서 사는 친구의 초대에 의해서이다.

전라도의 시골풍경은 정말 아름답다.
전라도의 흙은 피부가 유난히 붉다.
꼭 고호의 그림에 나오는 아를르의 흙빛과 유사하다.
야채들은 그래서 더 선명하고 싱싱해 보이며
특히 가을엔 익은 곡물과 익은 과일들로
산 하나에 거대한 조각보 이불(?)같다

 

우리는 그 지방에서 가장 크다는
메밀밭을 찾아 시골길을 헤매고 있었다.
한사람은 앞서고 한사람은 뒤서서 걸으며
말없이 한참을 햇빛속에 걷기만 했다.
문득 슈퍼볼이 입을 열었다.


- 너 기억나니?
- 뭐가?
- 이렇게 걷다보니
예전에 학교다닐 때 우리가 했던 약속이 생각나서...
- 뭐였는데?
- 다음에 어른이 되면
둘다 똑같은 밀집모자를 쓰고 도보여행을 하자고 했었잖아?....

묵묵히 할말을 하고 앞서가는 친구의 뒷모습을 따라가며
왜인지 ...착해지는 기분이 되었다.

 



드디어 저멀리 메밀밭이 보였다.우리는 환호성을 질렀다.
산 중덕 언덕 가득히 ...


메밀밭이  바람에 출렁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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