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실 창문을 열면 우리집과 옆집 사이에서 자라는 키 큰 은행나무가 보인다
- 이 녀석은 건물사이에서 자라는데 3층 옥탑보다 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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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벽은 샌드위치 판넬 철판이라 바람부는 날에는 나무가지가 벽을 긁는 소리가 을씨년스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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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더워서 항시 창문을 열어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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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일 보고 있을때나 샤워 할 때 나무가 보고 있는 기분이 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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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봄엔 나뭇가지가 급 성장하여 창문안으로 막 들어오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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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에 방충망을 설치하면서 창문안으로 들어온 나뭇가지를 톱으로 잘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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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핸 유난히 봄 가뭄이 심하였는데 바짝 마른 나뭇가지마다 싱싱한 푸른 은행잎이 가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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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으로 잘라 줄 때 나무가 계속 보고 있는 듯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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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나뭇가지의 푸른잎이 빠르게 힘을 잃고 시들시들해지자 알수없는 죄책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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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꼭대기는 집밖으로 나가면 보인다. 옥탑 지붕위를 저렇게 덥고 있다
지붕위로 놀라가 저 나무가지 아래에 앉아있으면 기분이 좋다 ㅡ 도시락이라도 싸 가서 자리 펴고 누워
라디오 들으며 책 읽고 싶은 장소다 - 허나 여름엔 모기때문에 단념했고
요즘엔 풍경은 아름다우나 추워서 자리펴고 놀다간 감기 든다
큰 은행나무 지붕위를 덥고 있으니 여름엔 시원해서 좋은데
가을이 되니 은행나무 열매가 지붕위로 매일 떼굴 떼굴 굴러다닌다는 점
바람부는날에는 지붕에서 떽 떽 떽떼굴 떼굴 떼굴 자꾸 도토리 굴러가는 소리가 난다
옥탑지붕위로 올라가면 은행나무 열매가 막 쌓여있다. 밟는 사람이 없으니 냄새가 나거나 하진 않는데
그대로 호두알맹이처럼 쪼글쪼글 껍질채 말라서 작은 호두같기도 하고 도토리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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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3층옥탑인데 매일 마당을 쓸어줘야 한다는 점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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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어두면 방안으로 낙엽이 날라 들기도 하고 신발에 딸려 들어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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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쓸어주는데도 오늘처럼 바람 많은 날에는 은행잎 장난아니게 쌓인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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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다행인건 은행열매가 여기까지 날아오지는 않는다는 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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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쓸어주는데 좀 귀찮다. 근데 그게 싫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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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있는 집에 살아본 적이 없어 마당쓰는 행위에 대한 환상이 있는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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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 살면서 매일 은행잎을 쓸면서 살다니 ㅡ상상도 못한 일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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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이사가게 되면 이 은행나무가 젤 아쉬울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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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에 키 큰 나무가 많았으면 좋겠다. 어느동네에서든 창문을 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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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집 담벼락대신에 나뭇잎이 보이면 삭막한 도시창문도 부드러워 질듯 #
이 글은 so_gong님의 2012년 11월 14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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