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꿀이 들었던 평범한 병의 재활용편이다.
친구가 준 꿀- 정말 기뻤다. 꿀을 다 먹은 병마저도 버리기가 아까웠다.
그래서 빈병에 뭔가를 키워보기로 했는데 -
당시 나에겐 살아있는 것이 없어서 조화 나뭇잎을 넣었다.
그 후 그 것은 내 창가를 몇개월동안 장식했다.
또한 나에게 빈병상상 메뉴얼을 남겼다.
실제로 한번 해 보는 것이 차후 머리속에 상상할 때 효력이 커지지만
(빈병의 촉감이라든지- 병속의 차가운 물 온도- )
(혹은 물에 푸욱 - 잠기는 물체의 기포라든지...)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은 그냥 바로 머리 속에서 시작-하면 된다.
나는 어릴때부터 무료한 시간을 빨리 보낼려고
머리속으로 이런류의
상상만으로 놀 수 있는 메뉴얼을 몇 개 개발했는데
특히 이 빈병상상은 탁월하고 좀 위험하기까지 했다.
끊을수가 없을 정도로 중독된 적도 있다.
비슷한 류 사람은 눈치 챘겠지만 이거 - 꽤 독하다.
특히 길거리 한가운데서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수업중에 시간이 드럽게 안 가거나 할 때
아주 요긴하니 잘 기억해두시길 ^^
세가지 메뉴얼은 간단하다
1번 / 상표를 뗀다. 병은 병만 남아야 한다.
상표가 남으면 그것이 아무리 예뻐도 뭔가 유치하다
무슨 잼 넣어두는 소품도 아니고말이지
2번/ 물을 채운다?
액체라면 뭐든지 - 라고 하면 훨씬 다양해진다.
3번/뭔가를 넣는다
그 과정의 관찰속에서 상상력은 구체화된다.
아무 세밀한 부분까지 캐취한다. 묘사한다.
빈병상상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시작한 병 크기가 작다보니
상상속의 내용물 스케일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병의 크기를 큰 걸로 상상하게 된다.
그렇게 병의 크기를 바꿔 나가는 거다.
빈병상상 초짜들은 병의 크기가 무지 크다.
너무 크면 3번과정에서 토가 나올 때도 있다.
그렇게 병의 크기는 다시 작아진다.
병이 작을 수록 더 재미 있어진다.
작을 수록 작을 수록 더욱 더 재미있다.
(다들 알지? )
주의사항:
전문가가 아니라서 구체적으로 말 할 수는 없지만
빈병상상은 뇌에 영향을 끼치는것만은 확실하다
해 보면 알겠지만 의외로 집중도가 엄청 높아서
횡단보도 건너는 일이라든지, 칼을 들고 요리하는 중 - 이라든지
그런 상황에는 빈병상상을 시도하는 것 절대 삼가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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