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사과에게 어제밤 생긴 일

우리는 작년 가을에 딴 사과들이야 - 어엿한 어른 사과지
(어른 사과가 5월에 이러고 있으니 좀 어색하네)
예전엔 어른사과가 겨울을 넘기고 봄까지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는데
오래 살고 볼 일이야 ~ 요즘엔 냉장법이니 뭐니 기술들이 좋아져서
5월인데도 우리 상태 좀 바바~ 여전히 물 좋지?? ㅋㅋㅋ

사람들말야 -( 이런식으로 말하는게 참 미안하지만)
가지에 매달려 마음껏 가을 햇빛을 즐기고 있던 싱싱한 어른사과를 땄었지?
바로 햇빛 한모금도 없는 저온창고 가뒀어-   그 뒤로 한번도 세상구경을 못했어 -
우리가 얼마나 태양을 좋아하는지 안다면
그게 얼마나 가혹한 형벌인지 안다면~
도대체 왜 그런거야?

어쨌든 말야 덕분에 어른사과 주제에 봄을 보고 말았어
원래 봄은 사과꽃만이 목격 할 수 있는 계절인데말야
어른 사과가 5월까지 살 수 있다는 것 - 어른 사과가 봄을 본다는 것 -
작년에 내가 태어난 사과나무 가지에 새로운 사과꽃이 피고 있는 이 계절에 
나는 여전히 싱싱하고 전혀 늙지 않았어 - 어쩐지 좀 이상하지

(하지만 더 이상한 건 말야 )
지난주에 저온 냉장창고에서 끌려나온 뒤로
일주일만에 우리가 갑자기 폭삭 늙어버렸다는 거야
내내 전혀 늙지 않고 저온창고에서 평생을 살았는데
갑자기 세상에 나오자 마자 - 일주일만에 ~ 히유~~~~~~~~

일이 벌어진 건 도시의 시장에 있는 과일가게에서였어
일주일째 과일가게 진열대에 꽃단장을 하고 진열되어 있었지만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더군 - 사가는 사람이 없었어
(5월은 과일이 귀한 계절이라고 들었는데 -  어찌된일인지)
그곳엔 없는 과일이 없었고 심지어 아아~~
참외랑 수박이 한창이더라구~ 말이돼? 5월인데?!
(히유~수박을 보고 우리가 얼마나 놀랐던지 )
(그때 너무 놀라서 폭삭 늙어버린 겐가?!)
사정이 이러고 보니 사과가 팔릴리가 있겠어?
아무도 우리를 거들떠보지도 않더라구

결국엔 쭈글쭈글 ~
우린 이대로 버려지는겐가?




(그리고 몇일 뒤)

어른사과 아홉개를 천원에 팔다니 - 
그런데도 아무도 사가질 않네?! 

시장 파장시간이 되서야 다행히 어떤 사람이 우리를 사갔어
그리고 그날 밤 ....
난 봤어 -
난 봤어-
난 보고야 말았어 -

 

 

 

ㄷㄷㄷㄷㄷㄷ~

 

 

살...살..살려주서유~

 

[사과잼 만드는 법]

싱싱한 사과는 아까우니까 ,오래됐거나 상한 사과를 이용한다.
평소 잘 가는 과일가게에서 오래된 사과를 처분할 때 사면 아주 싸다.

1. 사과를 다진다. - 평소 미운사람을 생각하면서 하면 효과가 극대화된다.

2. 다진 사과에 설탕을 넣고 10분정도 재운다 ( 바쁘면 그냥 통과)

 

 

3. 전자렌지에 20분정도 돌려준다.
 
* 전자렌지로 사과잼 만들기
이 상태로 사과를 전자렌지로 익혀주면 초간단 사과잼이 된다.
금방 먹는 잼은 이 상태로 먹어도 맛있다
일반 사과잼에 비하여 과육이 느껴지며 아삭아삭한편이다.
너무 달지 않게 하는것이 포인트이므로 설탕을 조금만 넣는다

이번엔 처음으로 다음단계에 도전 즉
오리지날 사과잼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 양이 많은 경우 한 달 이상 먹어야하므로 저장성을 높이기 위해)

설탕을 [사과잼 만드는 법]이라는 팁에서 말하는 양만큼 넣은 후
스텐레스 그릇으로 다시 옮긴 후 중간불에서  조려준다.

옥탑 옆에 마련한 조리대에 부르스타 올려두고 사과잼을 만들었더니 
밤 12시가 넘은 시간 온동네에 사과잼 향기가 진동을 한다. 
한 30분가량 천천히 저어줬다. 책 읽으면서 하니까 재미있었다.

사과에서 나온 수분이 거의 쫄아들면 불을 끄고 식힌다.
중탕으로 소독한 유리병에 담는다.

유리병을 세개 준비했었는데 -
다 만들어지고 나니 양이 쫄아들어 딱 - 한 병 되더라구
맛? - 신이시여 이 사과잼이 정녕 제가 만든 것입니까? 
달지않은데 달콤하다 ? 하지만 정말 그런 맛이였어
설탕범벅 인스턴트 사과잼도 좋아하지만
이 건 또 전혀 다른 맛이더라구
- 쫀득쪽득 부드럽고 정말 끝내줘

자체에 잡맛이 없는 바켓트빵과 찰떡궁합 

 

사 온 사과는 9개였는데 그중 5개로 만들었어
나머지 4개는 오래되서 좀 쭈글쭈글하지만 하루에 하나씩 먹어줬지
아래 사진은 그 중 마지막 남은 녀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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