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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박자만화공방_후일담

옥탑의 4계절, 눈속의 쪽파

옥탑 마당 풍경

 

1단계 : 여름

옥탑의 봄이 좋은건 말하면 입아픈거고 여름도 좋음

평상에 들누워서 헨펀질 하면 기분이 나른하고 평화로워

옥탑의 미덕중 최고는 화분에 흙만 채워놓으면

버들강아지가 떼거지로 와서 보살핌 없이도 잘 자란다는 점

 

옥탑살면 처음엔 이런거 저런거  막 심고 가꾸고 그러는데

옥탑지기 몇년 되면 귀찮아서 아무것도 안키움 - 빈 화분에 흙만 가득 -

버들강아지-  잡초 생존 피라미드에 최상위에 있나?  결국 화단은 버들강아지가 차지하게 됨

보살핌은 전혀 필요없고 - 번신력 짱 - 가끔 물은 줘야 함

금이 가서 못쓰게 된 도자기 그릇에 흙만 담아줘도 몇일 뒤 버들강아지 새싹이 나옴

 

2단계: 가을  

하지만 9월이 지나고 10월이 지나면 시들어서 지져분해짐

과감하게 뽑아서 화단정리 해주면 좋지만 올해는 귀찮아서 그냥 뿌리 부근에서 잘라줌 -

 

 순식간에 삭막해진 화분 / 옥탑 마당엔 화분이 식물이 없으면 정말 초라함

 

3단계: 초 겨울

11월 쯤에 시장에서  쪽파가 싸길래 - 한단 사와서 심음

 

모르는 사람은 내가 쪽파 묘종사서 키운줄 암 - 아녜요 - 시장에서 쪽파 한단 사서 그냥 화단에 심어둔것임

이래놓고 먹을때마다 뽑아서 쓰면 냉장고에 보관하는것보다 싱싱하고 맛나요

원래는 이계절엔 대파를 사서 화단에 심어두고 잘라 먹는데 올해는 쪽파가 심어두기 이뻐서 손이 많이가도 쪽파 심음

 

 

올 11월은 다른해 11월보다 따뜻해서인지 11월인데 벌이 날아다녔음 -

 

 

특히 사진의 뒤쪽 주황색 꽃 - 11월인데도 벌이 찾아옴

벌! - 너도 연장근무하냐?  벌 받는거냐?  아님

유독 저 꽃만 자주 찾는 이유가 뭐냐?  저 꽃 좋아하냐? 

왜 앞의 빨강꽃은 본체만체 하냐? 엉?

 

저 꽃의 원래 이름은 모르고 난 그냥 모기꽃이라고 부르는데(가로수길같은데 많이 심어있는 꽃임) 

저거 심으면 모기가 별로 없고 - 그 잎을 뭉겨서(?) 몸에 문질러서 몸에 바르면 (냄새가 좀 강함 )

모기가 안물어서 옥탑에 밤에 누워있을때 잎을 하나 떼서 온몸에 문질문질 하면 안전

어쨌든 유일하게 옥탑 화분에서 키우는 녀석인데 11월 지나면

꽃도 거의 시들고 몇개 없음  - 근데도 요녀석한테 벌이 찾아옴

기분상 한녀석이 매일 찾아오는것 같고 - 자세히 보면 비슷하게 생긴 각기 다른 벌이 매일 한마리씩 오는것도 같음

 

날개짓도 무지 힘없음 - 이이이잉 ~위이이잉~ 날다가- 비뜰비뜰 - 휘적 휘적 - 다시 위이잉~

곧 떨어질것 같아도 어찌 어찌 날아서 왔다 갔다 함  

힘 없는데도 무지 열심히 꽃과 꽃 사이를 달아다님

 

평상에 발 포개 올려놓고 앉아서 꿀벌따위  관찰 하는 시간 -

 

4단계: 12월 들어서자 마자 겨울

 

11월 말까지 예년에 비해 따뜻하더니 - 거의 일주일 차이로 갑자기 영하의 추위가 찾아오고 비오고 눈오고 난리 난리

화분들은 실내로 옮겼지만 아무런 대책없이 눈속에 방치된 쪽파들

앞집은 갑자기 굉장히 엉성하게 비닐을 덕지 덕지 -

수확하려고 해도 땅이 얼어서 모종삽이 들어가지 않고 뽑으니 뿌리는 땅속에 파 줄기만 끊어짐

수확포기하고 - 요리할때마다 가위들고 나와서 필요한만큼 잘라서 - 후다닥 실내로 들어가야 할듯

 

앞집 현관앞에 굉장히 어설프게 비닐쳤다. ...ㅋㅋ 너무 엉성해서 바람불면 완전 펄럭펄럭 대박 펄럭 펄럭대

주방에서 차마시면서 그 풍경보다 굉장히 웃겨 -

저 집에서 우리집 올려다봐도 디게 웃길듯 - 우리집은 햇빛 가리는 차양막을 빨래봉에 둘둘 말아서 빈티 작렬~

오늘 아침에 보니까 거기 물이 고여서 이따시만한 얼음 덩어리가 살고 있더라는 ...

빨리 발견 못했으면 빨래봉 무거워서 휘었을꺼다

 

어쨌든 쪽파들 -구조해주지 못해서 미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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