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처럼 그림 그리는 일을 하는 -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화가들에게 농사 돕기 여행을 권합니다.
작업대 앞에만 앉아있으면 몸이 망가지니까 저는 뭐라도 몸 전체를 사용할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얼마 전 고창에 있는 친구 집에 가서 텃밭 흙 뒤집기를 했는데 그날의 경험담을 기록해 볼게요
.........................................................................................
밭일하기 전 준비물
일을 시작하기 전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장화도 신었습니다.
흙도 질척거리고 뱀이 자주 출몰한다고 장화를 신으라고 했습니다.
텃밭 만들기와 흙 뒤집기?
친구 집 뒤뜰- 방치되어 있던 장소인데 올해는 이곳에 작은 텃밭을 만들 거라고 합니다.
봄이 올 무렵 이곳에 유기질 비료를 뿌려놨었고 오늘은 땅을 파서 흙의 위아래를 뒤집어서
유기질 비료가 땅 밑으로 가게 해줄 거라고 합니다. 그래야 야채들이 싱싱하게 잘 자란다고 합니다.
유기질 비료는 계분 - 닭똥 발효한 것이라고 합니다. -
그래서 닭똥 냄새가 날줄 알았는데 뿌린 지 며칠 돼서 냄새는 안 나고 뭔가 발효되는 냄새가 났습니다.
3종류의 농기구
땅을 파는데 삽이랑 곡괭이랑 구부러진 포크같이 생긴 것 등 3종류의 농기구를 썼어요
안 쓰던 땅이라 땅은 생각보다 단단했고 돌도 많고 농기구는 사용하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그중에 삽이 가장 효과가 좋았어요.
체중을 실어 흙에 깊숙이 넣은 다음 지렛대 효과로 들어서 뒤집을 수 있었어요
사진에 보이는 짙은 부분이 흙을 뒤집기 해준 부분인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어요 - 오후 내내 했어요
능숙하지 못해서 시간은 걸렸지만 단순작업은 몸을 살아나게 하고 땀을 흘려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적당한 넓이로 땅을 골라주고 비닐을 덮어줬어요 - 비닐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
그곳에 고추 모종을 심을 거라고 합니다.
친구가 직접 만든 김밥 먹었는데 밭에서 먹는 김밥- 우걱우걱
일이 끝나면 고기 구워준대서 나머지 밭일도 열심히 일합니다
고기 먹을 생각에 일하는 맛이 납니다.
[인터뷰] 밭일하는 열심히 이유는 뭔가요?
비닐 덮는 것 - 2개를 만들었어요 - 농기구를 든 친구의 모습이 보입니다.
제가 흙 뒤집기 한 곳 중 부족한 곳을 더 파고 - 땅속에 돌도 골라내더라고요
농기구를 든 모습이 참 안정적으로 보이네요
모종 심을 준비 끝
모종은 오늘 심는 것이 아니라
흙 아래로 들어간 유기비료가 발효할 때까지 시간을 뒀다가
며칠 지나서 모종을 심기만 하면 된다고 합니다.
농기구를 정리합니다. 해가 지고 있습니다.
제가 한 일이 도움이 되었다고 첫 고추 모종을 심을 영광을 줬어요
고추 모종에 뽀뽀하고- 잘 자라다오 - 말하는 친구 -
서울에서 같이 살던 친구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아무도 살지 않는 고향집으로 돌아와
박물관 해설사 일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원래 성격이 시크한 편입니다.
사람 친구에 관심 없고 나 말고는 만나는 친구가 없는 듯합니다.
키우는 고양이 강아지와 대화를 하고 고추 모종에게 뽀뽀를 하는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친구야 사람한테도 좀 더 다정해져라
시골은 금방 어두워져서 잘 안보이지만... 고추 모종 심었어요
오후 내내 땅 파고 흙 뒤집기 돌 고르기를 한 풍경입니다.
뒷날 아침 햇빛 속에서
와~ 생각보다 넓잖아?!
무척 대견하고 뿌듯합니다. 그림을 다 완성하면 그것으로 끝인데 밭일은 끝나고 나면 그 뒤부터가 시작이라고 합니다.
저 붉은 밭은 다음번에 왔을 때 온갖 야채로 가득할까요? 어떤 야채들을 심을지 물어봤습니다.
[인터뷰] 이곳에 뭘 심을 건가요?
인터뷰를 들어보면 확실하게 제 욕망을 표현했네요
(참외를 좋아한다고...) (참외 농사하면 나한테도 좀 보내달라고...)
이 붉은 황무지에 언급된 야채들이 정말 자라게 될까요?
어쨌든 그림쟁이에게 최고의 힐링이 된 밭일 작업이었습니다.
5도 2촌 - 5일은 도시에 살고 이틀은 시골에서 사는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저도 그럴 수 있을까요?
일단 친구는 좋아할 것 같네요.
여름이 되기 전에 한번 더 갈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끝으로 제가 심은 모종 한번 더...
^///^
'삼박자만화공방_후일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박자만화공방 _2024년 열두 달의 이야기 (3) | 2024.12.31 |
---|---|
사무실 겨울 습도는 커피컵 재활용하면 됩니다. (0) | 2024.02.15 |
마지막 남은 1개는 (0) | 2022.11.17 |
구피 곰팡이병 완치후기 (0) | 2022.09.20 |
도자기 접시 만들어서 판매할 때 가격 책정 실패담 (2) | 2022.05.16 |
올해는 가도 돼 - 고창 보리밭 축제 2022 (0) | 2022.05.12 |
남의 집 고양이 아무리 이뻐봐야 (0) | 2022.05.10 |
고양이 아홉 마리 강아지 두 마리 (1) | 2022.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