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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지만 옥탑

화가 난 택배기사를 웃게 하는 창문



나의 옥탑 작업실에 택배가 올 경우





택배기사는 3가지에 놀란다.




첫번째: 좁고 가파른 계단
처음 오는 택배기사님은 대부분 입구를 찾지 못한다.
아랫집에서 통로에 재활용쓰레기를 모아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벽과 벽 사이 - 사람이 살고 있는 통로로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게다가 건물 사이에 끼어있는 가파른 철계단은 넓이가 44cm~ 54cm 내외
뚱뚱하거나 슈퍼히어로 체격이면 끼어서 통과할 수 없다.
계단 경사 또한  15도 정도로 가파라서 잘못하면 뒤로 넘어져서
크게 다칠수가 있다.






 

때문에  이곳을 겨우 통과해  옥탑에 올라온 택배기사님들은
대부분 투덜거리며 상당히 불친절해져 있다.




이 짓도 못해먹겠군..투덜투덜





두번째:  빈티작렬 비닐옥탑

옥탑에 처음 살아보는 나는  겨울이 너무 추웠다.
단열공사가 안되어 있어서 춥기도 춥지만
샷시 사이로 얼마나 바람이 들어오던지 -

견디다 못해서 지난 달에 두꺼운 김장 비닐로 두겹
아예 겉에서 포장을 해 버렸다.
게다가 입구엔 여름용 발까지 쳐져 있으니 ^~^;





최악의 좁고 가파른 계단을 통과하면서 
택배기사 노릇  너무 힘들다며 투덜거리던 택배기사는
험상궂던 얼굴이 약간은 누그러지며 동정모드가 된다.



 

- 이래가지고 되겠어요? 얼마나 추웠으면 쯧쯔...



세번째:...그리고 옥탑 창문!!!

현관과 방문이 50센티미터 정도
(즉 방문 열면 현관문^^;)
택배기사는 물건을 받은 내 등 뒤로 방을 볼 수 있는데
이때 아무리 무뚝뚝한 택배기사라도
정말 궁금하다는 목소리로- 혹은 웃으면서 외치게 된다.


- 뭐지? - ? 어떻게 된거야?
- 이 한겨울에 옥탑 창밖으로 플라타너스 나무가 보이잖아???

 








[ 도시의 창문들에게 보내는 인테리어 팁]

도시에서는 창밖의 풍경이란 옆건물의 벽-
전망좋은 창문이란 영화속의 이야기일때가 많다.
건너편 건물의 벽이 보이는 창이 안스러웠던 나의 옥탑 창문


[이사 올 당시의 옥탑 창문 풍경]

 


지난 10월쯤 가을태풍에 새파란 생잎들이 많이 떨어져 있는 것이
너무 불쌍해서 눈에 보이는대로 몇십장 주워온 적이 있었다.
일단 주워온 잎들- 방안으로 들어오니 처치곤란
무심코 창밖에 붙이면 멋지겠다... 싶어서 시도.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처음엔 창문 가득 붙어 있어서 정말 장관이었고 볼 만 했는데 
겨울 바람에 한잎 두잎 날아가 버려서 이정도인셈이다.
사진속의 이미지들은 모두 최근의 것으로
잎들이 거의 말라버리거나 부서져 없어진 상태다.
처음 만들었던 당시는 - 상상해보시길 ~ 300% 더 멋졌다.


마치 창밖에 플라타너스 나무가 있는듯한 효과
빈티작렬 겨울 옥탑 안에서
여름- 플라타너스 그늘의 운치를 느낄수 있었다.
특히 아침나절 밖의 햇빛을 가려주고 -
잎 사이로 햇빛이 비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잠잘때 어둠속에서 -
바람에 나뭇잎이 스치우는 소리가 난다.



 




봄이 다가오니 대부분 완전건조가 되어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부서져 한 잎 두 잎 - 떠나가고 있다.

나뭇잎 창문 장식이 가장 좋은 시기는 가을에서 겨울동안이 좋다
건조한 계절이므로 잎이 잘 말라서 푸른색이 오래 가는 듯-
올해 - 푸른 생잎이 가로수 길을 뒤덮는 날을 만나거든
여러분들 창문에도 시도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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