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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박자만화공방_후일담

정현에게 - 자네가 준 책 독후감




To: 정현


전화를 매양 그런식으로 받아서 미안하네
그대가 숙제로 내준 독후감을 적어봤네

요즘엔 도서관에서도 책을 엄청 빌려오는터라
방안에 볼 책이 가득 쌓여있네
빌린책은 대여기간이 있어 빨리 읽어야 하고
자네가 준 책은 나중에 읽어도 되길래
아직 안읽은 책이 대부분 -  
그런데 자네가 자꾸 독후감을 물어보니
약이 올라 전화를 그렇게 받고 말았다네 
게다가 자네가 자주 전화하는 그 시간대는 
내가  뭔가에 몰입하여 있는때가 많아서
정말이지 전화가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란점을 숨길수가 없네
서운했겠지만 그만 잊어버리게 언제나처럼 허허허
자넨 그럴수 있을게야 ~ 암 ~
 
다행히 자네가 내 블로그에 가끔은 오는것 같아
최근 업글 안하다가 오래간만에 이곳에 독후를 남기네
자네가 준 다른 책들에 대해서도 다음기회에 독후 올릴테니 
다신 책을 안주겠다거나 - 다신 책을 안빌려주겠다는
모진 각오따위는 절대 하지 않길 소망하네  

그럼 이만

자네의 절친 소공으로부터 -



(아래에 독후감 첨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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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먹었다. - 우디알렌


조롱섞이고 현학적인 유머를 구사하고있다고 하는데

요즘엔 인터넷 블로거들중 이런 말투 많아서
읽는내내 표현이 구리고 지겨웠다.
예전엔 영화잡지 씨네 21 기사들 중 요런 문체 많았었지 
이런 책도 재미있게 읽은 사람이 있나 - 하고 인터넷을 뒤져보니 - 있다. ㅋㅋㅋ
책은 재미없지만 이책이 재미있었다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고 재미있다.
어느 부분이 어떻게 재미있었던걸까? 사람들은 참 다르구나 ...



 

얼간이 - 미야베 미유키


모든 등장인물이 손에 그릴듯이 선명했다.
성격도 그대로 느껴지고 걸음걸이 - 행동 - 말버릇이 내 귀로 들리는것 같다.

다만 이야기 전체에 흐르는 사건이 그냥 평범 -
어떤식으로 풀릴지 읽자마자 바로 보였다.
그래서 사건쪽으로 가면 내용이 재미없어지고
인물묘사나 일상생활 묘사로 가면 재미있어 죽겠고 -
다시 사건쪽으로 가면 재미없고 -
인물묘사로 가면 재미있고
거의 600페이지 내내 그걸 반복하며 읽었다.

책을 준 정현으로부터
엔딩이 시시하다는 스포일러가 있었지만
그걸 각오하고 있어서인지 난 나름대로 만족했다.
제목에 어울리는-  일관성 있는- [얼간이]스러운 엔딩이었다.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 - 오츠이치

일본작가들은 이름은 대부분 기억하지 못해서
다 읽고 나서야 이 작가  - [goth-리스트컷 사건]의 그 작가란걸 알았다.
여전하구나 중이병 감성 - 이라고 느꼈는데
정말 중이병시절에 쓴거 맞네?! - 17살이니까 고일병이고 해야 하나
이 작품으로 반짝 떳지만  그러고 말 줄 알았는데
그 뒤에도 잘 팔리는 작가가 됐다고 후기에 써있어서 웃었다.
이런 감성은 얘들이 사주기 때문에 이야기는 잘 팔릴거라고 생각한다.
뭐 요즘엔 라이트 노벨군단이 선전하고 있어서
그들에게 밀려 이젠 쉽지 않을거야 - 라는 생각도 들지만
천재 유교수의 이론대로라면 이 작가가 쉰이 넘어서도 이런 작품을 써야되는거다.
작가로써는 비명나올 저주일지도 모르지

두번째 이야기 키요코는
도입부분에선 그동안  읽은 오츠이치 작가 특유의 유치한 냄새가 싹 가시면서
뭔가 아기자기하고 슬프고 달콤해서 좀 놀라고 감동했다.
그래도 엔딩으로 가니 다시 오츠이치스러움으로 돌아가버렸다.
 - 마음속으로 아 아깝다 - 여기까진 분위기 좋았는데 - 느끼며 아쉬워했다.

 

 

늑대와 향신료 4권
테레오 마을과 교회소녀 엘사와 방아꾼 에반  - 아야쿠라 주우

재미있게 한번에 다 읽었다.

늑향 1,2,3권을 읽은지 오래되었고
3권쯤에서 아 - 슬슬 패턴이 보이네 - 라며 흥미가 떨어지는 감이 있었는데
4권에서 다시  재미있게 읽었다.
아마도 테레오 마을 사람들의 치가 떨리는 저열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태도가 너무나 비열해서
호로가 마을사람들을 다 아작 아작 씹어주길 기대하며
두근두근하며 봤는데 전혀 다른 엔딩을 맞이하고 한동안 망연자실했다.
기적연극이라니 -

게다가 중간중간 로렌스와 호로의 러브라인은 이젠 좀 빼줬음 싶다.
호로가 로렌스에게 인간적인 애정을 보여줄때마다 손발 오그라들어
너무 싼맛나는 로맨스다. 그런맛을 즐기기엔 호로는 너무 멋진 존재인걸~
만화나 애니에 이런 로맨스 진짜 많거든 - 늑향은 그거 안해도 소제 설정이 좋으니 제발 참아줘

누구 말마따나 로렌스 고자설로 가라 -
그래버리면 주 독자층인 10대들이  싫어할지도
내가 겪은 내 머리속의  10대들은
모든 이야기를 사랑이야기로 매듭을 지어야 만족하는  환자들이었는데
요즘 10대들은 좀 달라졌을라나?




..............................................................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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