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방바닥작업대로 내려와 따뜻하다고 좋아라 했는데 -
- 그림그리다 말고 저 바닥에 찰싹 누워서 따뜻한 방바닥을 즐겼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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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방바닥에 앉아서 작업하면 나른하고 졸리고 -
- 미안- 이제 하나도 안 사랑스럽다
드뎌 봄이 온건가?
입식으로 돌아가야 할 듯 - 뭐 책상다리만 바꾸면 되지만
입식으로 책상다리 바꾸고 바퀴 의자를 가져다놓으면-
그 순간 방바닥에 앉는게 땅바닥에 앉는것처럼 어색하다는게 매년 놀랍다. #
방바닥한테 배신감 - 분노- 울분 - 뭐 이딴 감정이란게 없어서 정말 다행이다.
- 겨울에 가장 예뻐보이는 모습 -
- 꽃피는 요즘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김이 나풀나풀대는 모습 -
- 김이 안날때까지 지켜본다. 바라본다. 응시한다.
- 아무리 봐도 지겹지 않다.
- 뜨거운것들이 나풀대는 김은 어른어른 - 하면서 사람혼을 빼놓을듯이 아름답다.
- 그래서 뜨거운것을 다 좋아한다. 뜨거운게 좋아 뜨거운거 좋아
- 물리학적으로 뜨거운 것들한테서 김이 나오는 이유는 잘 알고 있지만
- 그래도 난 그 어른어른하는것이 뭔가 다른 존재처럼 느껴진다.
- 물이 수증기가 어쩌고 저쩌고 하지만 - 인간의 지식이란 너무나 저열해서
- 그따위가 수증기님처럼 고매한 분의 실체을 제대로 파악했을리가 만무하다.
- 뭐가 다른것 - 유쾌한것이 그속에 숨어 있을 것이다.
- 대충 이런 망상을 하다가 정신을 차리면
- 김은 더 이상 나지 않고 차는 적당히 식어서 마시기 편한 온도가 된다.
- 어차피 뜨거운걸 잘 못마시므로 상관없다
- 하지만 너무 식어있으면 또 데운다.
- 두번째엔 어른어른 김에 홀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
덧붙여:
바쁘면 수증기를 감상할 시간이 없다. 감흥없이 차를 따르고 조급하게 마신다.
핫 뜨거하며서 뜨거운 한모금을 어찌처리할지 몰라 입에 물고 제자리 돌기를 한다
삼키면서 식도가 데이고 입안도 홀랑 벗겨진다
결론은 바빠도 수증기님을 감상하는 시간을 갖자는 것 -
이 글은 so_gong님의 2013년 03월 24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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