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내 일하다가 오후에 산책간다. 규칙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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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산엔 개나리가 많고 진달래가 많다.
흔히 개나리를 보고 감동없이 피어있다고 느낄때가 많다
개나리- 진달래의 기존 이미지는
교과서에 나오는 시나 옛노래의 감성- 식상하고 구리다
특히 진달래보고
나보기 역겨워 가실때에는 어쩌고 - 그딴 소리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핏빛 민중의 어쩌고 - 혁명의 꽃이 어쩌고 저쩌고
그런소리도 제발 그만 했으면 좋겠다.
진달래가 들으면 지겨워서 아주 질색할 것이다
새로운 이미지가 부재한달까 ~
버스커의 벗꽃엔딩처럼
진달래랑 개나리를 불러주는 새로운 이미지의 새 노래가 나오면 새로워질까?
새노래 바치기엔 너무 올드해? 이렇게 이쁜데?......
근데 - 가만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는 원래 진달래 개나리가 봄의 전령사였는데,
큰길엔 언제부턴가 벗꽃축제, 벗꽃노래가 대세 -
사람드문 산비탈에 개나리 진달래는 씁쓸해요-
우리동네 뒷산에도 요즘 자꾸 벗나무를 심는다 - 개나리 진달래가 이제는 산에서도 밀리고 있는 분위기 ...
특히 정부지원으로 이루어지고 마을뒷산 산책길 사업엔 너나없이 산책로 가로수를 벗꽃으로 통일한듯 벗꽃이 대세다 -
얼마전 식목일에도 산 입구에 있는 생강나무 꽃울타리를 없애고 벗꽃묘목을 100그루 이상 심어놨었다
내년엔 이곳이 벗꽃이 만발하겠네 생각하니 아쉬웠다.
벗꽃이 이쁜건 인정 - 하지만 일본에서 만들어 논 봄 축제 컨텐츠를
다들 너무 날로 먹는 분위기가 싫다 -
세상이 벗꽃축제에 떠들썩하고 벗꽃 사진이 여기저기 올라오는것처럼
이렇게 일부러 찾아가야 볼 수 있는 산속에 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속에, 거리에, 산책길에, 등교길에 볼 수 있는 곳에 진달래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분홍 꽃길을 만들고
붉고 얇은 잎을 바람에 파다닥 파다닥 나폴거리며
붉은 꽃비를 휘날리는 ~ 풍경을 상상한다
벗꽃은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눈처럼 하얗게 쏟아져 내리며흩날리는 게 아름답다
근데 진달래는 큰 바람이 불어도 절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파르르파르르- 부들 부들 -파닥닥 파닥닥 거리면서
꽃이 질때가지 가지에 매달려 있다
그래서 진달래가 많이 핀 산엔 바람에 불면 산 전체가 출렁거린다.
진달래가 바람을 견뎌내는 모습은 좀 아름답고 끈질겨서 13살 소년소녀를 보는 기분이 든다.
종이보다 얇은 녀석들이 어쩌자고 그렇게 찬 바람을 즐기는지 -
빨간 진달래 축제가, 노란 개나리 축제가, 여의도를 덮고 대학로에 가득한 날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홍제천 개나리들은 행복해요 ~
꽃는 사람 보고 사람은 꽃보고 ~
키가 작은 나무의 특징을 살려 눈높이 위쪽에 심으니
걸어갈때마다 노란 빛깔속에 빨려들 것 같다.
진달래도 화단에 볼 품없이 심어둘게 아니라 이렇게 눈높이 위로 심어주면 장관일듯 -
산에서야 듬성듬성 핀게 멋이지만
가로수길에서 진달래 눈높이 아래에 듬성듬성 있으면 볼품없다.
난 빨간색을 좋아해서인지
저길이 나풀나풀 붉은 진달래길이라고 상상만 해도 기분좋다 ^^
이 글은 so_gong님의 2013년 04월 22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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