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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박자만화공방_후일담

만화공방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만화공방에서 초등생을 위한 웹툰 클래스를 진행할 때,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에 하나는... 

 

 

 

 

선생님은 어렸을 때부터

꿈이 만화가였어요?

 

 

 

 

 

 

 

어!

 

 

 

 

 

 

 

    그렇구나...

(뭐지? 이 반응은?)

 

 

 

 

어떤 때는 긍정도 하고 어떤 때는 부정도 합니다.

둘 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니까

어렸을 때 꿈이 만화가였지만 다른 꿈도 많았으니까 

그래서 가끔은 반대로 이야기하죠

 

 

 

 

아니 ~ 원래는 00였는데 

어른이 된 뒤 만화가가 된 거야 

 

 

 

 

 

 

 

                      아아... 글쿠나 

 

좀 분한 게 YES라고 하든 NO라고 하든 둘 다 반응은 시큰둥한 편,그런 경험을 몇 번 했더니 이 질문이 반갑지 않았어요. 좀 더 기분 좋은 반응을 해주면 좋을 텐데...

 

    

어, 어렸을 때 꿈이 

만화가였어

그럼 꿈을 이룬 거네요?

대단해요 

만화나 드라마에는 이런 아이 많던데...

(현실엔 없음?)

 

 

 

 

그러던 어느 날 저도 한번 물어봤죠

 

 

 

그런데 -

니 꿈은 뭐야?

 

 

 

 

 

 

 

 

 

 

어렸을 때는 00 였는데 유치원부터는 쭉 AA 가 되고 싶었어요. 근데 아빠는 YY가 되면 좋겠다고 하고 엄마는 ZZ가 되면 좋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전 YZ가 될 생각이었는데 초등학교 들어가고 나서부터 갑자기 좋아하는 오빠들이 생겨서 1234가 되기로 했어요. 그런데 다른 아이들이 1234보다는 9876이 좋다고 하고, 다시 00가 되고 싶기도 하고...저 꿈은 누가 뭐래도...

어쩌고 저쩌고 

하하하하핳

하하하

( 아이의 폭발적인 반응에 놀라고 있는 중 ) 

 

 

 

더 놀라운 건 그것이 전염력이 높다는 것,

공방 안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어요 

 

맞아 넌 00보다는 QQQ가 더 어울려 

그리고 00는 내 꿈이야 - 그러니까 꿈도 꾸지 마

뭐라고 어째서 00가 니 꿈이란 거야 

그건 원래 옛날부터 내 꿈이었거든 

말도 안 돼! 넌 언제부턴 데?

몇 날? 몇 시? 몇 분?

(입 있는 아이들은 다 꿈 이야기를 시작함- 큰소리로)

(니들 언제부터 거기 있었니?)  

(사실은 내 꿈을 물어본 게 아니었던 거지?) 

(자기들 머릿속에 지금 꿈에 대한 생각들이 지나가고 있다는 신호였던 거였구나?)

 

그 후 꿈에 대한 아이들의 질문은

 

즐거운 것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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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친해져야 하는 직업을 가진 분들을 위한)

덧붙여:

아이들이 어렸을 때 꿈이 뭐였냐고 물어보면 간단하게 대답하고(간단하게가 포인트) 오늘 들려드린 마법의 주문을 외우세요. 만화공방 5년을 하면서 중요한 순간에 도움을 많이 받았지요

- 그래서, 니 꿈은 뭐야? 

아이들은 자신의 꿈 이야기하는 걸 정말 - 정말 - 정말 좋아합니다.

주의할 점 1. 아이가 아무 질문도 안 했는데 뜬금없이 - 니 꿈이 뭐야? 물어보면 오히려 입이 닫힙니다 

1. 아이가 먼저 물어봤고 

2. 어른이 자신의 꿈에 대하여 이야기한 후 (소박하지만 만만하지 않고 나름 진심이 담긴)

라는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효력이 있어요. 이쪽에서 패를 까지 않으면 아이들도 보여주지 않아요. 자기 패는 안보여주고 아이 꺼만 보여달라는 어른을 경계하더라고요. 어른이 보여준 패가 너무 화려하고 너무 훌륭해도 딴청을 하면서 입을 닫습니다. 자신의 꿈이 보잘것없이 느껴져서 의문의 1패를 당하기 싫은 거죠.  어른의 패가 너무 보잘것없어도 아이들은 자신의 꿈을 이야기해주지 않는 편입니다. 

안타까운 점은 이 주문이 초등 저학년에게만 효력이 좋다는 점입니다. 초등 고학년, 중등 이상이 되면 저 질문은 다른 의미로 변질되어 있을 때가 많으므로, 나이가 높아질수록 질문의 앞 뒤 행간을 잘 살펴야 하는 섬세함이 필요합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주의할 점 2. 어른에게 이 질문하면 대부분 싫어합니다.

 

 (좋아하는 사람도 드물게 있긴 했지...)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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