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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박자만화공방_후일담

비전공자에게 인체드로잉을 가르치는 방법?

삼박자만화공방의 소공입니다.

 

                                             안녕하세요

 

삼박자만화공방은 명동역 근처에서 5년 동안 오픈형 작업실을 운영하면서 웹툰&미술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때의 경험들이 좀 독특해서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기록해 볼게요. 독학으로 드로잉을 공부하는 분들, 그림 그리기를 가르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첫 번째 이야기, 인체 드로잉을 비전공자에게 가르치는 방법?입니다. 물음표가 붙어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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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원래 인체 드로잉을 배우려는 사람들은...

인체 드로잉은 원래 미술 전공자들의 영역, 일반인들은 왠만해선 이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죠. 그런데 저는 5년동안 만화 공방을 운영하면서 비전공자들에게 인체 드로잉을 개인코칭하는 강사로 거듭납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원래 웹툰&미술수업은 모두들 비슷한 걸 가르쳐요 

우리나라는 입시미술이 발달해서 배우는 사람도 가르치는 사람도 비슷한 것을 배우고 가르칩니다. 저도 일반 학원, 학교로 출강하면서 사용했던 커리큘럼으로 삼박자만화공방 웹툰&미술 정기강좌를 시작했는데 첫 수업 때부터 분위기가 달랐지요 

유치원생 3명 , 초등생 10명, 중고등 5명, 대학생, 사회초년생 4명 ,  현직 선생님, 요리사 지망생, 퇴직자, 자영업자.....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너무 다양한 연령층 ?

만화가와 애니메이터가 운영하는 오픈작업실이니까  - 뭔가 다른걸 가르칠거야 - 라고 기대하고 오는 사람들...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 현상이 더 두드러졌습니다. 삼박자만화공방이 위치한 명동 근처에서 온 사람은 별로 없었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오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어요. 

 

단기특강 수강생이 대부분? 

그들은 대부분 오래 다니지 않았어요. 그리고 많은 숫자가 아니었어요. 어떤 날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 들어오고,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때서야 깨닫게 됩니다. 삼박자만화공방이 어디에 있는지를요

 

삼박자만화공방은 명동역 근처에 있었어요

그래요 이곳은 주택가가 아니에요.  남산과 이태원과 애니메이션센터와 명동 쇼핑을 세트로 방문하시는 분들,  명동역 근처의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면서 서울여행을 하는 외국인과 외국 거주자들, 지방에서 서울로 가족여행을 온 분들- 삼박자만화공방의 주 고객들이 그들이었던 거예요.

그동안 제가 탑재하고 있던 커리큘럼은 주택가와 학교 근처의 미술교육에 효율적이었어요.   비슷한 수준, 비슷한 연령의  수강생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한 번에 가르치는 것 - 하지만 그게 아닌 다른걸 배우고 싶어서 - 일부러 차를 타고 삼박자만화공방까지 와본거에요. 저는 늘 하던 커리큘럼 외에 다른 커리큘럼이 절실했어요 

 

아.... 어쩌지? 난 뭘 가르쳐야 저 사람들을 만족시키지?

1일 체험을 하셨던 저분이 수강신청을 했네? 자신이 배우고 싶은걸 집 근처에서는 배울 수 없었는데 혹시 여기선 배울 수 있나 싶어서 1일 체험을 신청했다고 그랬었지? -  그게 뭐였지? 그게 뭐였는지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걸 가르쳐주겠다고 하면 저 분처럼 수강신청을 하겠구나 . 근데 그게 뭐였더라?  

 

네. 그걸 몇 개만 적어볼게요.

다는 도저히 못 적어요 - 정말 다 다르거든요

 

초등학교 5학년인 A양은 인스타에서 본 어떤 작가의 우주의 별을 다 모아놓은듯한 눈동자 그리기와 블링블링 머리카락 묘사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했어요 

혼자 그림 공부를 하는 초등 N군도 옷 주름 그리는 방법과 손 그리는 방법을  

아이돌 찐 팬인 중등 K는 자신의 스타를 일러스트로 그려서 커미션을 받는 방법을

아이패드로 일러스트를 그리는 D군은 실내 소품 그리기를 

아이패드 산 지 얼마 안 되는 S는 프로 크리에이트 쓰는 방법을

독학으로 웹툰을 그리고 있는 N은 클립 스튜디오 유튜브 강좌를 보면서 모르는 부분만 모아서 

아동심리상담 강사인 E님은 감정과 심리를 썸네일로  표현하는 방법을

도서관 사서님 H님은 자신이 발행하는 학교 도서관 소식지에 들어갈 책 소개 일러스트와 만화 표현을 

요리사인 G님은  음식 사진을 그림으로 옮기고 요리하는 다양한 모습만 

유튜브를 하시는 분들은 썸네일 만드는 방법과 자신의 채널에 들어갈 여러 가지 그림들을 

블로그를 운영하는 소셜 네트워킹 운영자 역시 그곳에서 사용될 이모티콘을 

 

공통점이 거의 없죠?  애써 찾아보니 이렇습니다.

1. 오늘 배워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2. 되도록 빨리 (그들은 대부분 멀리서 왔어요)

 

그 후로 5년 동안  그들을 개인 코칭합니다. 웹툰&미술 개인 코칭 강사로 거듭나게 됩니다. 별의 별것을 다 가르쳤습니다. 드로잉으로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참 많더군요. 처음 1년은 힘들었고 수강생들의 만족도도 의심스러웠지만 2년 정도 지나니까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기 시작하고 재방문율, 재수강률이 눈에 띄게 높아지기 시작했어요. 그중에 특히 효과를 봤던 것이 놀랍게도... 두구두구두구 

 비전공자들을 위한 인체 드로잉 수업이었고 힌트는 초등 웹툰 클래스의 꼬마 수강생과  실버 클래스 수강생에게서 찾았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 글

 8등신의 저주 / 그림 전혀 안 그려본 사람에게 인체 드로잉을 가르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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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으로 드로잉 하는 분들, 드로잉 가르치는 분들을 위한

덧붙여: 

인체 드로잉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어떤 작가라도 스스로를 잘 그린다고 표현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굳이 나눠본다면 저는 대충 그리는 쪽입니다. 

수업 중에 그린 제 그림입니다. 수강생 그림 아니에요 ^^;

대충 그린 낙서 같은 이 그림으로 인체 드로잉을 가르치면서 - 아 이렇게 하니까 빨리 배우는구나-라고 느꼈던 부분을  말하려는 것이  인체 드로잉을 비전공자에게 가르치는 방법의 포인트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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