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삼박자만화공방_후일담

내가 거쳐간 작업실 이름들


참 많이도 옮겨다녔군 -
가로 세로 2m가 안되었던 쪽방들이었지만
[작업실]이라고 이름을 지어줬던건
마치 만화가가 되기도 전에 스스로를
[만화가]라고 불렀던 것과 같은 이유에서였어
약간의 허영 - 돈 안드는 작위같은 거였지


1.중앙시장 창고 작업실 (중딩고딩때) /중창작
밤 12시면 전원이 모두 꺼져서 촛불을 껴고 공부를 했었지
(귀신이라도 나와줬으면...) 싶을 정도로 외로웠던 시절~


2.서울 동숭동 선녀장  / 동선작
대학로 동숭동 달동네에 갖게 된 작업실 이름 -
그때의 하나뿐인 사진 -  거의 창고나 마찬가지구만 -
이름을 선녀장이라고 했던것은
친구들이 대학로 술마시러 왔다가
술취하거나 돈떨어지면 이곳에 와서 하룻밤 자고 갔기 때문
뒷날 반찬으로 오뎅 한봉지라도 사주고 가야지
안그러면 담엔 국물도 없지 ^^
사진 올렸다가 다시 내렸다.... 청소좀 하고 살지...
귀신나올듯하다.


3.부산 다락작업실 (10개월 살았음)/ 부다작

부산 패밀리 식당에 취직해서 1년 보냄 -
직원숙식소에 있던 다락방을 작업실로 씀 
그러면서 이때 돈을 모았지 -
 

4.춘천 우간다 작업실(1년정도 살았음)/ 우간작
부산에서 번 돈으로 춘천에 무작정 가서 작업실 구함 -
소양강이 내려다보이는 2층창고였음

  

 

5 .명륜동 송화정 쪽방 작업실 /송화작 

비록 지하여서 음기가 강하지만
건물이 언덕에 있어서 한쪽 벽면은 아래의 집 지붕이 보임
창에 장식된 사과들은 신문지들 말아서 내가 만든거야
시카프 전시회에서 사과나무를 설치작업했었을 때-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날 정도로 잼있었지... 
 
송화와 공동작업실을 쓸때 가장 좋았던 점은 송화의 뛰어난 음식 솜씨
그리고 기분좋으면 내 머리를 이쁘게 묶거나 땋아줬다.
사진도 정말 많이 찍어줬다. 그래서 이때의 사진이 내가 평생 찍은 사진보다 더 많다.
그때는 사진을 자꾸 찍어대서 싫었는데 지나고 보니 좋은 기록이 되었지.
이젠 사진 들이대도 그닥 신경쓰지 않게 됐어^^

마당이 넓어서 이렇게 설치작업 만드는 작업실로 사용할 수도 있었고...

 




 


 6.돈암동 임대아파트/돈암작( 몇개월 정도)

친구의 빈 아파트를 일년정도 빌려씀 -
좋았으나 순식간에 1년이 지나고 쫓겨남
그래도 이때 가장 많이 그림을 그릴 수 있었음

 

 

 


7. 만화매니아 지하 계단밑 작업실 /계단작
오갈데가 없던 시절, 아르바이트 하는곳에서
지하로 내려오는 계단 밑 창고를
돈 안내고 써도 된다고 해서 무턱대고 들어갔지.
햇빛도 들어오지 않고 코딱지만한 창문도 없었지만
감사합니다. 사장님~ 
늘 이사때마다 들고 다니는 이 오목거울 -
답답할때면 이 거울을 보면서 위안하곤 했어.
이 거울로 보면 실내가 넓어보여서 마음안정 






 

8.부천 삼박자 작업실(1년정도)/부삼작

경기도 제작지원으로 부천 콘텐츠 진흥원 사무실을 작업실로 숙식하면서 지냄
아말록을 내 자리에 억지로 앉혀서 기념사진 찍음 -
아말록은 정말 사진찍는것 쑥스러워하고 싫어함
 (사진 올리는것 무지 싫어하는 아말록- 머리칼에 가려서 안보이므로 통과^^;)

 

 

애니메이션하는 친구의 작업실에 갔다가 찍은 작업대
폼을 잡고 찍었더니 내가 애니메이터가 된 기분^^;
애니메이터의 작업대는 기울기가 참 좋다

 

 

 

6. 옥탑기담 (현재 - 기거)

12월을 지나서 1월로 가고 있는 겨울의 옥탑추위는 엄청남 -
샷시 천장의 샤워실에 고드름이 메달려 있음
샤워하느라 뜨거운 물을 틀면 - 뜨거운 공기때문에 고드름이 떨어짐
샤워하면서 -
고드름 피하면서 -
하도 기가막혀서 -
웃으면서- (바쁨 ^^)

 너무 추워서 들어오는 입구를 김장비닐 2겹으로 포장해버림^^

 

 
지난번에 온 눈이 녹지 않은 문 앞 그늘의 풍경-실제로 보면 엄청 구려.

 

옆집이 초등학교
뒷집이 남자중,고등학교
밤을 새고 아침에 자는 나는 늘 오후 늦게나 일어나곤 했는데
이곳으로 이사온뒤로 자명종이 필요 없어졌어.
오후 1시 전후로 일어나게 돼

점심시간의 이곳은 쑤셔놓은 벌집
초딩쪽에서는 꺄르르 깍깍 깔깔깔~
중고딩쪽에서는 씨발새끼 개새끼 존나새끼
정말 엄청나게 즐욕하시지
근데 난 이게 너무 좋아 -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이렇게 좋다니
학교 선생님이 되었다면 좋았을지도~

 

창문에 말리고 있는 겨울옷들을 비집고
굉장한 조명효과로 들어오고 있는 햇빛 보이지?
한낮의 기상~ 일어날 때가 되었군

반응형